"유니콘" 타이틀을 사고파는 시대? AI 스타트업들의 기막힌 '이중 가격' 전략

유니콘 지위를 '제조'하는 AI 스타트업의 이면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AI 스타트업들이 동일한 지분을 서로 다른 두 가지 가격으로 판매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타이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이런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지, 코니버스가 분석해 보았습니다.
핵심 요약
- 일부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밸류에이션 거품을 유지하기 위해 동일한 지분에 대해 서로 다른 두 개의 가격표를 매기는 '이중 가격'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높은 가격의 투자는 대외적인 유니콘 지위 획득을 위해, 낮은 가격의 투자는 실제 자금 조달을 위해 진행되는 일종의 '가치 제조' 행위입니다.
- 이는 투자 시장의 냉각기 속에서도 AI 섹터의 위상을 지키려는 창업자와 홍보 수단이 필요한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왜 하나의 지분에 두 개의 가격이 존재할까?
일반적인 투자 라운드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동일한 기업가치(Valuation)를 기준으로 주식을 매수합니다. 하지만 최근 TechCrunch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부 핫한 AI 스타트업들은 '듀얼 트랜치(Dual Tranche)' 혹은 구조화된 계약을 통해 겉으로는 10억 달러 이상의 밸류를 인정받는 것처럼 꾸미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드 투자자에게는 주당 100달러(유니콘 밸류)에 주식을 파는 것처럼 계약서를 쓰지만, 실제로는 부수적인 혜택이나 사이드 레터(Side Letter)를 통해 실질 매수 가격을 낮춰줍니다. 또는 구주 매출(Secondary)을 병행하며 평균 단가를 낮추는 방식도 사용됩니다. 결국 '공식 밸류에이션'은 높게 유지하면서, 실제 투자자의 리스크는 줄여주는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
이들이 '진짜 몸값'보다 높은 숫자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 인재 채용의 마법: 유니콘이라는 타이틀은 구글이나 오픈AI 같은 빅테크에서 최고급 인재를 영입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 후속 투자 유치: 이미 높은 밸류를 찍어두어야 다음 라운드에서 '다운 라운드(Down round)'의 굴욕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 VC의 포트폴리오 관리: 투자사 입장에서도 자사 포트폴리오에 유니콘 기업이 있다는 것은 펀드 출자자(LP)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성과 지표가 됩니다.
한국 시장 시사점: '숫자'보다 '실속'이 중요한 시점
실리콘밸리의 이러한 흐름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유니콘'이라는 명칭에 매몰되어 무리한 밸류에이션을 고집하다가 후속 투자에 난항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1. 밸류에이션의 투명성 강화: 한국 투자 시장에서도 겉으로 드러난 기업가치 뒤에 숨겨진 '특별 조항'이나 '리퀴데이션 프리퍼런스(청산 우선권)'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2. 내실 있는 성장 전략: 인위적으로 만든 유니콘 지위는 시장이 정상화될 때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한국 AI 스타트업들은 실질적인 매출 지표와 기술 독점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3. 투자자의 옥석 가리기: 밸류에이션 거품을 함께 조장하는 투자자보다는, 냉정하게 시장 가치를 평가하고 성장을 돕는 파트너를 찾는 안목이 절실해진 시기입니다.